마이 북 마이트

무서운 어린 열혈 독자님!!

울림J 2016. 8. 5. 22:07

 책을 내면서 어떤 독자들이 내 책을 사볼까ᆢ?

 문득문득 궁금증이 들곤 했는데

 멀리 보령중앙도서관에 와서 뜻밖의 열혈 독자를 만났다.

 강연 중간 쉬는 시간에

 어떤 아이가 책 서너 권을 들고와 싸인 좀 해달란다.

 뒤이어 또 다른 아이가 같은 책을 가져와 싸인을 받는다.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어라, 자리로 돌아가 둘이 나란히 앉는 게 아닌가!

 잘 아는 사이인가 싶어 친구냐고 물으니 남동생이란다.

 자기는 중1, 동생은 초등4...

 거참 이상하다. 같은 집에 사는 얘들이 왜 똑같은 책을 두서너 권이나 샀을까?

 남매끼리 사이가 안좋아 소유권 다툼이 심해서 각자 따로ᆢ?

 이런 생각이 잠깐 머리속을 떠도는 사이

 중1 누나가 대답한다.

 "좋은 책은 오래 간직해야 하는데 나중에 결혼을 하면 따로 살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자기걸 각자 사야죠!"

 헉!, 이제 중1, 초4인 아이들이 훗날까지 생각하다니...

 뜻밖의 대답에 너무 감격스러워 하마터면 괴성을 지를 뻔했다.

 생각해보니 그 부모들도 참 대단하다.

 나 같아도 쓸데없는 낭비라 혼냈을 텐데... 

 그 동안 더러 마감의 압박에 지칠 때면

 원고  적당히 끝내고 넘어가자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이런 독자 때문이라도 이젠 그러지 못하겠다..ㅠㅠ

 앞으로 더 고달프게 됐는데 마음은 뿌듯하다.

 

 

남매끼리 나란히 앉아... 귀여운 녀석들!

 

 

  남매끼리 다정하게 우애를 과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