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소한 이야기

주저리주저리 기타 강습 도전기

울림J 2016. 7. 4. 11:32

        * 주저리주저리 기타 강습 도전기

 

 

  올초 갑자기 백세인생인가 뭔가 하는 노래가 유행했더랬죠.

  세태의 변화를 반영한 것일 테지요.

  요즘 툭하면 백세시대 어쩌고 하는 얘기가 매스컴을 장식하니까요.

  백세시대가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아름답게 잘 나이 드는 게 중요한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요?

  나이 들어서 가장 큰 적은 외로움이라 하더라구요. 

  그 때 외롭지 않으려면 일찍부터 좋은 친구를 사귀어둬야 할 텐데...

  근래 자주 드는 생각이지만

  늘 내 곁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 외롭거나 울적할 때

  친구로 삼기에 음악만큼 좋은 게 없겠더라구요.

  (뭐 음악이래봤자 가요를 듣는 수준이지만...ㅎ)

  그래서 기타 도전에 나섰죠.  ‘합칠’이라는 곳!

  사실 여기에 오기까지 곡절이 많았는데요.

  본래 글쓰는 게 본업이지만 요즘은 그림에 빠져 사는 때가 더 많은데...

  글이든 그림이든 늘 혼자서 해야 하는 외로운 작업이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많이 듣지요.

  돈데 보이란 노래 있잖아요... 그게 참 좋더라구요.

  노래는 감미롭고 서정적인데 내용을 알고 보니 슬픈 거더군요.

  이 노래 기타를 치면서 한번 불러봐야겠다는 꿈을

  사오년 전부터 꾸었지요.  헌데 막상 기타를 배우려니

  첫발길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인생을 낭비하면서 산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맨날 눈을 뜨면 왜 그리 할 일이 많은 건지...

  매일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 올해는 기필코 배워야겠다는

  옹골찬 결심을 하고 첫발길을 뗐죠.  집 근처 가까운 곳을 찾아서...

  헌데 웬걸, 기타치는 폼이 좀 이상하더라구요.

  알고봤더니 클래식 기타를 배우는 곳이라고...

  아 그런 게 있었구나!, 처음 알았죠.

  (젠장... 기타치며 돈데보이 멋지게(?) 불러보고 싶었는데ㅠㅠ)

  그래서 다시 인터넷 검색하니 홍대쪽이 많이 뜨더군요.

  다락이라는 곳과 이곳 합칠!  다락에 대한 좋은 글이 많아서

  지난달 토요반에 등록을 했는데...

  등록하고 나니 토욜마다 일정이 생겨서 겨우겨우 두번 갔더랬죠.

  거긴 학원 같은 느낌인데 한번도 제 시간에 강습받은 적이 없어요.

  제 일정이든 그쪽 사정이든 한달동안 보강만 두 번...

  다른반으로 옮기려 하니 그것도 안된다네요.

  여긴 아니다 싶어 다시 온 곳이 바로 이곳 합칠... .

  크게 기대를 안했는데 여기 너무 좋은 곳이란 느낌이 첫날 강습받고 바로 들더군요.

  특히 반장 선생님 강습이 귀에 쏙쏙... !  저에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강습이었지요.

  다른 데서 코드랍시고 한두번 잡아보면서 왜 이런 이상하고

  기형적인 손모양을 만들어야 하나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그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시켜줘서 저 같이 무지몽매한 왕초보에겐 딱...!

  대부분이 그저 기타치는 스킬만 가르치려고 하는데 기타의 원리를 설명해주니

  아...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구나, 라는 과장된 언사까지 나올 판...

  오늘까지 두번 강습을 받았는데 다른 강습생들이 불참하는 바람에

  나 혼자 개인강습 수준으로 배우는 호사를 누렸죠!

  간단하게 주저리주저리 적으려 했는데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쓴 것을 다시 지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냥 올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