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한반도 사드 배치에 관한 뉴스를 듣다 문득 임진왜란이 떠올랐다.
당시 왜놈들이 명분으로 삼은 게 정명가도(征明假道)다.
명나라를 정벌하러 가는 데 조선이 길을 좀 빌려달라는 얘기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핑계에 불과할 뿐 조선을 삼키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세상 어디에도 남의 군대가 자기 앞마당을 지나가도록
길을 내주는 멍청한 나라는 없으니까... 그래서 왜놈과 맞서 싸웠다.
첫 싸움인 동래성 전투 때 왜군은 공격에 앞서
동래부사 송상현의 마음을 은근히 떠보았다고 한다.
왜놈 왈: 싸우고 싶으면 싸우고, 싸우고 싶지 않으면 길을 빌려달라.
송상현 왈: 싸우다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주기는 어렵다!
결국 송상현은 장렬하게 싸우다 전사했다.
한반도 사드 배치가 물론 당시만큼 위중한 사안은 아니라 해도
‘앞마당을 빌려달라’는 논리 자체로만 보면 비슷한 면도 있다.
군사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긴 하지만
미국이 내세우는 명분이 북한의 핵공격을 대비해
이를 감시하는 CC TV 같은 걸 설치할 테니
너네 앞마당을 좀 빌려달라, 뭐 이런 거 아닌가 싶다.
헌데 이 CC TV가 예사롭지가 않아 단지 감시만 하는 게 아니라
한방에 훅 가게 만드는 최첨단 무기도 함께 장착돼 있다는 거다.
더구나 이것은 성능이 너무 좋아 중국까지 다 감시가 된다.
사드가 코밑에 배치되는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이 크게 반발하는 이유다.
옆집에 단 CC TV가 우리집까지 훤히 비추고 있다면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런데 이 CC TV는 과연 누구를 위한 걸까?
우리 대한민국 사람을 지켜주기 위해서...? 오, 노노!
결코 아니다.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거라면 굳이 핵미사일을 쏠 필요가 없다.
북한과 남한이 지척인데 뭐하러 그걸 쏘겠는가?
재래식 무기 몇 방만 서울에 떨어져도 도시 기능이 마비가 된다.
우리가 북한을 준 영토로 생각하듯 북한도 남한을 준 영토로 생각한다면
여기다 핵무기 쏘아서 자손대대로 이 땅을 불모지로 만들 이유도 그리 크지 않다.
그렇다면 목적은 단 하나! 미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쏘면 미국땅에 당도하기 전에 중간에서 떨어뜨리겠다는 것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즉 사드(THAAD)인 것이다.
미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왜 우리 앞마당을 빌려줘야 하는가?
그 옛날 동래부사 송상현이 왜놈들을 향해 내뱉은 일갈이 귓가를 맴돈다.
“싸우기는 쉬워도 빌려주기는 어렵다!”
물론 이 만한 일로 송상현처럼 장렬하게 전사할 이유는 없겠지만
좀 시끄럽게 떠들어 대며 정부나 미국의 조치에 항의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
안된다고, 설치할 거면 너네 앞마당에 설치하라고...!!!
* PS - 윗분들은 귓구멍이 작아서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대야 들리는 모양입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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